2017년 9월 17일 일요일

나의 대학원생 시절

대학원에 와서도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작이었다. 대학교에서의 방황은 나 홀로 감내하면 되었지만, 대학원의 방황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었다. 내가 일을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해야 했고,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문제가 생겼다.

대학원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들어서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공부가 싫은데 대학원에 가면 뭐가 달라지겠는가?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하루종일 게임을 했다. 대학원에서 시키는 일이 거지같고 짜증났다. 매일같이 혼났다. 자존감은 더욱 떨어지고 심신이 썩어가는 기분이었다. 대학원 수업 학점도 낮았고 연구 성과는 개판이었다.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회사에 가려 했다. 그 때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회사는 힘들어 보였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당최 왜 이런곳에 오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대학원을 다니는 선배들은 공부를 즐거워했다. 선배들의 삶은 윤택했다. 공부해서 행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결심을 하고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대학원에 더 다니고 싶다고. 그러나 나에게 잔뜩 실망한 교수님은 이를 단칼에 거절하였다. 교수님을 찾아뵙고 졸업이 늦어도 괜찮으니 나를 더 관찰해보고 괜찮다 싶으면 그 때 결정해달라고. 합리적이었는지 교수님께서 받아주셨고 그때부터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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