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6일 일요일

영희는 그림을 잘 그린다. (외전)

영희는 그림을 잘 그렸다.

영희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참 잘 그렸다.

영희의 그림은 늘 칭찬받았고, 영희의 그림은 동네에서 최고였다.

영희는 잘 그리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는 않았다.

영희는 그저 즐겁게 그림을 그렸을 뿐이었다.

그림을 예쁘게 잘 그려보고 싶은 순이와 희순이도 영희처럼 그리고 싶어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을 해도 영희의 재능을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영희도 본인의 그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영희의 그림을 보고싶어했다.


결국 영희는 그림을 더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영희가 좋아하는 수많은 일 중, 그림 그리는 일을 조금 더 잘하기 때문이었다.

얼마 후, 동네의 하양화실에서 영희에게 영입 제의를 했다.

하양화실 원장은 영희의 재능과 능력을 동네 최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희는 좀 더 넓은 세상에서 그림을 배우고 싶었다.

하양화실은 본인에게는 조금은 시시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더 유명하고 넓은 화실에서 제대로 그림을 배우고 마음껏 그리고 싶었다.

영희는 아주 유명한 화실 중 하나인 까망화실로 들어갔다.


까망화실은 유명한 화실이었고, 까망화실 출신의 화가들은 사회에서도 매우 인정받았다.

영희는 까망화실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까망화실은 녹록치 않았다.

영희보다 훨씬 재능있는 친구들도 많았고, 어마어마하게 노력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친구들의 그림 속에서, 영희의 그림은 이전만큼 빛나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나 평범한 그림이었다.

화실 선생님은 냉정한 평가를 했고, 매서운 눈빛으로 영희를 쏘아붙였다.

영희에게는 주눅들기에 이만한 환경도 없었다.


그러나 영희는 개의치 않았다.

영희는 그림 그리는 것이 전부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영희에게는 조금 못 그렸던 그림도 사랑했고, 아무도 눈길주지 않는 그림도 소중했다.

영희도 그림을 잘 그려서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영희는 본인의 그림에 자부심과 애착을 가졌다.

영희는 이전처럼 조금씩 조금씩 즐겁게 그림을 그려나갈 뿐이었다.

화실 선생님의 윽박도, 주변 친구들의 걱정스러운 눈빛도 영희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영희의 그림 실력은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씩 나아가는 그 자체가 영희는 즐거웠다.


시간이 흘러, 영희는 까망화실에서 나왔다.

그림을 포기한것도, 쫓겨난 것도 아니었다.

유명한 화가가 되어 거액의 돈을 받고 다른 화실로 옮기는 것 또한 아니었다.

그저 그림을 그릴만큼 그렸기 때문에 까망화실에서 나온 것이다.

몇몇 뛰어난 영희의 친구들은 외국으로 진출하기도 했고 거액에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써 스카우트 해 가기도 했다.

영희는 잘 된 친구들을 보며 질투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영희는 그림을 즐겁게 그리는 것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영희는 까망화실에서 주목받는 화가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까망화실 출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희는 그런 사실을 개의치 않았다.

영희의 그림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많은 화실에서 영희의 그림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영희는 이전보다 더 그림을 잘 그린다.

철수는 자존심이 세다

철수는 자존심이 세다.

철수는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철수에게는 모든 것이 경쟁이다.

철수는 누군가에게 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철수는 날카로운 분석력을 가지고 있다.

철수는 늘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진실을 알고 있다.

철수는 요즘 잘 나가는 민수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철수는 인기가 많은 성진이에게는 진정한 친구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

철수는 이번에 취직한 미애가 실력은 형편없지만 그저 운이 좋았음을 간파하고 있었다.


철수는 본인이 면접에서 떨어진 이유가 현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철수는 주변 사람들이 본인과 친구를 하기에 수준차이가 많이 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철수는 어떤 여성과도 사귀어 보지 못했지만 모든 여성들이 본인과 사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철수는 그런 모습을 절대 내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모습을 내보인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수 주변의 모두가 철수가 이러한 사람인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2016년 3월 5일 토요일

철수는 걱정이 많다

철수는 걱정이 많다.

철수는 대학생 시절부터 걱정이 많았다.

어린시절부터 어른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그는, 세상살이가 얼마나 힘든지를 늘 걱정했다.

성공하지 않으면 삶이 힘들어질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늘 성공을 꿈꾸었다.

그러나 그는 뭐든 늘 실패했다.

그는 열심히 노력했으나, 타고난 재능도 부족했으며,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결국 철수는 사회에서 보잘것 없는 지위를 얻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럭저럭 잘 먹고살았다.

매끼 고기반찬은 못먹었지만 그는 야채반찬도 맛나게 먹을 줄 알았다.

철수는 그럭저럭 먹고 사는데에는 큰 성공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젊은 시절 매일같이 걱정하고 실패하고 슬퍼했던 시간들을 후회한다.

큰 성공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면, 철수는 본인이 하고픈 더 많은것을 하는데 시간을 할애했을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하고싶은 것이 많았지만 미래를 위해 늘 참고 노력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와 같이 살진 않으리라 다짐했다.


철수는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철수는 아이의 이름을 철민으로 지었다.

철민이를 기르는 것은 버겁고 힘들지만, 그런대로 버틸만 했다.

철수는 철민이에게 세상이 살만하다고 전해준다.

본인이 어린시절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의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철수는 철민이에게 삶의 무게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자 한다.

철수에게 삶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은 그저 장애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철수는 철민이가 그런 공포심으로 인해 본인의 행복을 잃는 모습을 보고싶지가 않다.


철민이는 무럭무럭 잘 자랐다.

철민이는 철수와 다르게 전혀 걱정이 없게 자랐다.

철민이는 어린시절부터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해보았다.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땐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땐 그림을 그렸다.

철민이는 늘 여유롭고 즐겁게 살았다.


시간이 흐르고 철민이는 어른이 되었다.

부족함 없이, 걱정없이 자란 철민은 연극 배우가 꿈이다.

작품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연기를 하는 철민은, 연기로 돈을 번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철민은 매 끼 컵라면으로 식사를 했고, 공연장 바닥에서 잠을 잤다.

그러나 철민은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꾸준히 연기생활을 유지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철민은 나이가 들었다.

철민의 친구들이 모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철민은 여전히 공연장을 전전긍긍 하고 있었다.

철민에게 연극배우로서의 성공은 힘들어 보였다.

연극팀들은 철민을 찾지 않았고, 나이로 인해 오디션 서류조차 탈락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철민은 나이가 들자 매 끼 컵라면을 먹고 공연장에서 자는 것이 힘들기 시작했다.

철민은 늘 질병을 달고 살았고, 그런 현실이 너무 슬프고 괴로웠다.


철민은 마음을 바꿔 먹어야 했다.

철민은 하고싶은 것으로 먹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철민은 건강해지고 싶었고, 잘 살고 싶었다.

철민은 결혼도 하고 싶었고, 아이도 가지고 싶었다.

철민은 결국 돈을 벌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철민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했다.

철민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하였고, 건물 청소도 하였다.

철민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뿐이었다.

철민은 고되고 힘든 일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어디서든 욕을 먹기 일쑤였다.

철민의 하루하루는 처절하고 너무나 모욕적이었다.

철민은 세상살이가 너무나 힘들었다.


철민은 늦은 나이에 비슷한 나이대의 여자와 결혼을 했다.

다행히도 아이는 건강하게 잘 태어나 주었다.

철민은 그 아이의 이름을 철규로 지었다.

철민은 철규가 결코 본인과 같은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결국 철민은 철규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철민은 배움이 짧았기 때문에 본인이 겪은 일을 토대로 조언을 줄 수밖에 없었다.

철민이 본 세상은 너무나 각박하고 힘든 세상이었다.

철민의 아들 철규는 걱정이 많아졌다.

철수는 축구를 참 잘한다

철수는 축구를 참 잘한다.

철수가 축구를 하면 관중들이 환호한다.

철수는 공격수일때도 참 잘하고

철수는 수비를 할 때도 참 잘한다.


철수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그라운드 왼쪽에도 철수가 있었고,

그라운드 오른쪽에도 철수가 있었다.

팀이 공격할때 철수는 선봉장이었고,

팀이 수비할때 철수는 맨 뒷공간을 지켜냈다.


철수는 축구를 배운적이 없다.

철수는 고상하게 볼을 차는 법을 모른다.

철수는 그저 본능적으로 공간을 느낀다.

철수는 공을 주어야 할 곳을 알았고,

철수는 공이 올 곳을 미리 알았다.


철수는 커서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었다.

많은 팀들이 철수를 원했고,

한 팀만이 철수를 가질 수 있었다.

철수는 많은 팀 중 가장 돈을 많이 주는 파랑팀을 골랐다.

철수는 파랑팀에서도 참 잘했다.

철수와 함께하는 팀원들은 늘 철수에게 공을 주었고,

철수를 상대하는 팀원들은 늘 철수에게 태클했다.

철수는 늘 주목받는 선수였고, 선수가 되어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철수는 돈을 더 많이 주는 빨강팀에서 자신을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철수는 많은 팬들이 빨강팀으로 가지 않기 바란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빨강팀은 축구의 불모지인 녹색나라에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은 철수가 많은 돈을 버는것 보다는 세계 무대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하길 바랬다.

철수는 새로운 도전보다 많은 돈을 버는것이 더 좋았다.

철수는 결국 빨강팀으로 팀을 옮겼다.


많은 팬들이 이를 아까워했고, 철수가 도전보다 돈을 택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많은 팬들은 철수가 나이가 들면 돈을 선택한 것에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철수는 팀을 옮겨서도 참 잘했다.

철수는 오래오래 빨강팀에서 열심히 뛰었다.

철수는 빨강팀이 있는 녹색나라에서 나이들어갔다.

철수가 녹색나라로 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철수를 잊어버렸다.

간간히 철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철수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저 잘못된 선택으로 안타까운 인생을 산 축구선수로 기억됐다.


나이가 든 철수는 다리가 아파 더 이상 축구를 할 수가 없다.

나이가 든 철수는 녹색나라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돈을 많이 번 철수는 녹색나라 아이들을 위해 축구교실도 세우고 축구공도 사줬다.

녹색나라의 어린이들은 철수같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꿈꾼다.

철수는 녹색나라에 축구를 전파했고, 녹색나라의 축구 영웅이 되었다.

녹색나라 사람들은 철수를 칭송했고, 철수를 사랑했다.

철수는 녹색나라에서 축구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철수는 축구를 참 잘한다.